조용한 시간

2012년 7월 5일 목. 포로된 자와 남은 자

산호수나초부 2012. 7. 3. 07:07

[묵상할 말씀]

예레미아 52장 1절~27절

[요절]

15 : 근위대장 느부사라단은 백성 가운데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과, 도성 안에서 남은 나머지 사람들과, 바빌로니아 왕에게 투항한 사람들과, 나머지 기술자들을 모두 포로로 잡아갔다.

16 : 그러나 근위대장 느부사라단은, 그 땅에서 가장 가난한 백성 가운데 일부를 남겨 두어서, 포도원을 가꾸고 농사를 짓게 하였다.

[묵상]

내가 만일,

1.나와 내 가족 모두가 신실하게 예수님을 믿는 신앙생활을 하고 있으며,

2.일정한 직업(이왕이면 돈 잘버는)을 내가 원하는 기간까지 가질수 있고,

3.가족중에 아픈 사람이 없으며,

4.자식들은 말 잘듣고, 공부도 잘하는 상황이라면...

나의 신앙 생활은 더욱 공고해 질 것이고, 하나님을 더욱 잘 섬길 것이다.

맞는 말일까? 그렇지 않을까?

예수님을 나의 구세주로 믿는 신앙생활과 이 세상에서의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삶이 조화롭게 어우러질수 있을까?

하나님께서는 이집트에서 비록 종살이하는 신분이었지만, 먹고 사는데 문제가 없었던 이스라엘 민족을 그들이 원하지 않았음에도 강제로 탈출시켜 광야에서 연단의 시간을 보내게 한 후 가나안 땅으로 들여 보내셨다.

우리는 이러한 이집트 탈출기를 '성도들의 구원을 위한 하나님 아버지의 일하심'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세상이 주는 안락함에 빠져 존귀한 하나님 아버지의 자녀 된 삶을 망각하고, 이 세상에 종 노릇하는 댓가로 얻은 물질적 풍요가 참 행복인 줄 착각하며 살고 있다.

그리스도인이건 불신자건 모두 동의하는게 있다.

그것은 기왕 이 세상 사는 동안 돈 많이 벌고, 명예도 얻고, 병도 안 걸리고, 자식들이 속 안썩이고 좋은 학교 가서 돈 많고 집안 좋고 학벌 좋은 배필 만나 결혼하는게 최고의 소원이며 바라는 것이라는 것이다.

믿음은 바라는 것의 실상이라고 하는데 나의 믿음은 그럼 도대체 뭐란 말인가?

내가 요즘들어 힘들어 하는게 바로 이 부분이다.

하나님을 아버지로 믿고, 예수님을 이 세상의 악에서 구원해 주신 분으로 믿으며, 성령님이 인도하심대로 살며, 천국을 소망하는 삶이 진정 옳은 삶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본심은 여전히 이 세상에서의 물질적 풍요만을 원하고 있는 나를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그리스도인이 이세상에서 물질적인 풍요와 신앙 모두를 갈망하는게 잘못 된 것일까?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야훼 하나님과 더불어 그들이 신앙하고 있었던 바알, 아세라 및 기타 잡신들로 인해 북 이스라엘과 남 유다는 모두 멸망했으며, 하나님 아버지의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과 성전 마져 무너져 버리고 말았다.

더군다나 하나님께서 선택한 백성이라는 그들을 포로로 잡아가기까지 하였다.

하나님을 믿는 그들은 하나님께서 주지 않으시는 세상적인 풍요를 위해 바알과 아세라신을 섬겼다.

결국 그들은 그 우상숭배의 죄로 인해 모든 것을 잃는 처지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물질적 풍요가 넘치는 바벨론 제국의 포로로 끌려가는 삶을 살게 되었다.

광야에서 온갖 고통을 겪고 있던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와 아론에게 이집트로 돌아가자고 외쳤듯이, 대 제국의 포로로 끌려가는 사람들은 비록 포로의 신분일지라도 어쩌면 그들이 그렇게도 신앙했었던 바알과 아세라가 주는 이 세상의 풍요를 누리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예루살렘에 남아 포도원 농사를 짓게 될 가난한 백성들과 바벨론의 포로로 잡혀간 사람들 중 누가 행복한 삶을 살게 될 것인가?

나는 예루살렘에 남은자들이야 말로 진정한 행복을 누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억업 된 자유의 댓가로 바벨론이 주는 풍요를 누리지는 못하겠지만, 예루살렘의 남은자들은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오직 의지할 곳은 하나님 한 분뿐이라는 진리를 분명히 체험적으로 배웠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빈 자리를 이 세상의 것으로 채우려는 나를 볼 때마다 나는 역시 하나님께서 만든 피조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도 그 공허함을 하나님으로 채우지 않고 자꾸만 이 세상의 것으로 채우려 들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은 허망한 것 일뿐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원수 마귀의 장난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체험을 하면 할 수록 이 세상이 주는 풍요에서는 멀어질 것이며, 하나님 만을 믿고 의지하는 진정한 신앙의 길로 접어 들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세상쪽에서 보면 나는 실패하고 가난해 지겠지만, 내 쪽에서 보면 나는 점점 하나님 아버지를 아는 것으로 부요해 진다.

남은 것은 이러한 은혜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진정한 은혜로 여기는 성숙함이다.

[기도]

사랑하는 하나님 아버지, 저의 거룩과 성숙을 위해 일 하심을 직접 보며 아버지의 사랑에 감사를 드립니다.

아버지의 자녀 됨을 믿는 믿음의 길 가운데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나와 우리 가족의 가난한 삶이 아니고, 남이 어떻게 나를 바라 볼까?하는 시각에 대한 두려움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주님,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하나님 아버지만을 신앙하는 거룩과 용기를 주세요.

곧 불타 없어질 이 세상의 것에서 눈을 돌려 영원한 하나님 아버지 나라에 대한 소망으로 살게 해 주세요.

저와 교회에 여러 형제 자매들이 이러한 세상적 결핍의 문제로 마음 아파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주어진 이 세상에서의 결핍을 통해 하나님 아버지의 은혜만을 의지하게 하는 거룩과 성숙의 길로 인도해 주세요.

늘 우리와 동행하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