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매이야기
떨리는 마음으로 두 자매 이야기를 올립니다.
대부분의 형제, 자매님들께서 겨울수양회를 준비하고 계셨을 지난 화요일, 저에게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제어머니의 언니 즉,이모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설날어머니께서는 이모가 얼마전 부터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계시기 때문에 걱정이 많으시다며 가족모임을 마치자 마자바로 이모가 계시는 원주로 내려가셨었습니다.
그리고 이틀만에 이모의 사망 소식을 어머니께서 저에게 전하신 것입니다.
서둘러 원주로 내려간 저는 슬픔속에 친척들과 함께이모의 장례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이모는 어렸을때부터 같은 동네에서 사셨기 때문에 많은 추억이 있었지만, 그 무엇보다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이년전에 돌아가신 제 아버지께서 요양차 원주에서 가까운 횡성에 계실때 자주 제 부모님을 찾아 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더우기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일년 가까이 혼자 횡성에 계신 제 어머니를 지속적으로 찾아 주어서 많은 위로를 해주셨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께서 작년 10월 경, 일산에 사는 누나의 집안일을 도와 주시려고 횡성을 떠나면서이모에 대한 고마움과 원주, 횡성의 일은 잊혀져 갔습니다.
마치 세상살이에 빠져 그리운 추억을 잊는 것 처럼 말이죠...
장례식을 마칠 즈음 이모의 외동딸과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있었습니다.
나는 "이모 때문에 우리 어머니가 얼마나 많은 위로를 받았는지 모른다... 이모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제대로 못해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 라고 사촌동생에게 제 슬픔을 전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제 사촌동생의대답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랫동안 혼자 사셨던 엄마에게 이모는
얼마나 좋은 친구였고 마음을 나눌수 있는 유일한 가족이었는지 몰라..
이모가 횡성을 떠나시고 엄마의 상심이 너무 컸었어..
마치 한팔이 잘린 듯한 느낌이었을 거야..."
이미 삼십년전에 홀로되어 외동딸을 키우며 억척스럽게 살아오신 이모가 그렇게 약한 면이 있었다는게 전 믿어지지않았습니다. 성격도 엄청 쾌활하고 생활력도 강하셔서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늘 우리에게 밝은 모습의 이모였으니까요.
전제 어머니를 위로해준 쾌활한 이모가 고마웠었는데, 사실은 이모도 어머니에게 아주 많이 의지하며 살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로만 카톨릭 신자로써 예수님을 모르는 종교생활을 했을 뿐인 이모에게 성당의 신부, 수녀, 신도들, 외동딸, 사위, 다른 가족 누구도 위로와 의지의 대상이 못되었나 봅니다.
장례식을 모두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면서 어머니께서는 더욱 마음 아파하시며 이제 더이상 원주 내려갈 일도 없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동안 이모가 보고 싶어 명절때가 되면 원주를 가셨지만 이제는 의마가 없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겨울 수양회에 참석한 저에게 주님께서 주신 시간시간은 감격 그 자체였습니다.
나는 죽고 오직 예수만으로 사는 사람들인 예수님의 몸 된 교회의 지체로써 우리가 얼마나 축복 받은 사람들이고 서로 용서하고 사랑해야 하는 사이인지요...
신랑 되시는 예수님이 오실때까지 우리는 우리의 모난부분을 정으로 맞아가며 서로에게 맞춰야 하는 사이란 거죠.
아!! 내가 마음속으로 불편해하고 있던 형제,자매가 나와 나란히 놓일 옆자리 돌이었다니요..
하나님께서 그렇게도 저와 그 형제, 자매에게 정을 치시는 이유가 내 옆의 돌과 저를 맞추려고 그러신 거군요..
서로 사랑하고 용서하지 않으면 교회를 이루는 돌이 나란히 자리 잡지 못하니 그 교회는 올바로 설 수 없겠지요..
예수님 오실때가 가까워졌는데 아직도 난 내옆의 돌이 마음에 안 든다고 주님을 거부하고 있었던 거죠..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로 깨끗해 졌다고 하면서도전 여전히옛사람을 입고 살고 있습니다.
아직도 무수히 많은 정을 맞아야 하는 존재입니다.
그나마 교회안에 붙어 있어야 우주 최고의 석공인 하나님으로부터 다듬어질 기회가 있는 것이지 혼자있는 영혼에게 주님께서 무슨 필요를 아시고정을 대시겠습니까?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 아니고 교회를 이룰 돌들입니다.
살아계신 주님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 수명산 공동체가 얼마나 소중한 교회인지...
문득,교회를 다니면서 혹은 다니지 않으면서 교회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형제, 자매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들중 대부분은 이번 수양회를 통해 하나님의 비밀을 접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마음이 너무 아프고 애통했습니다.
마치 어머니를 떠나 보낸 제 이모의 심정이 이렇지 않았을까요?
하나님이 허락하신 교회를 떠난 형제, 자매들은 스스로에게도 크나큰 불행이지만 옆자리 돌이 비어있는 우리 교회에게도 크나큰 상처인인 것입니다.
교회가 완성되질 못하는 것입니다.
이시간 우리의마음에 떠오르는 형제, 자매들이 속히 예수님의 몸을 이루기 위해 교회로 돌아오라고 중보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연단의 시간을 감사히 여기며 내 옆의 돌과 나란히 교회를 이룰때까지 거룩하고, 겸손하게 중보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