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18일. 목. 예수를 부인 한다는 것
[묵상할 말씀]
마가복음 14장 52절~72절
[요절]
그러자 곧 닭이 두 번째 울었다. 그래서 베드로는 예수께서 자기에게 "닭이 두 번 울기 전에, 네가 나를 세 번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하신 그 말씀이 생각나서, 엎드려서 울었다.
[묵상]
한 달 동안의 현장 근무를 마치고 본사에 복귀했다.
그 동안 진행했던 100억대 프로젝트의 담당이 바뀌어 있었다.
처음에는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으나, 처음 물꼬를 트고 사업의 그림을 다 그려 놓은 상태였었는데, 한 달 동안 내 일도 아니고 다른 팀을 도와주고 와 보니, 이런 결과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팀장에서 밀리고 내 자리 지키는게 이리저리 눈치 보이는 상황에서 나름 크게 기대를 갖고 있던 프로젝트인데,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고스란히 공이 돌아가는게 웬지 분하기도 했고 서운하기도 했던 것이다.
말로써 억울하다고는 하지 않았더라도 느낌으로 충분히 내가 섭섭해 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챘을 것 같았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억울함과 전능하심에 대해 얼마든지 변호할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결코 변명하거나 목숨을 구걸하지 않으셨다.
차라리 당당하게 자신이 우리를 구원하실 그리스도라는 것을 밝히시고 죽음을 재촉하셨다.
수 많은 신앙의 선배들이 자신의 자랑이나 억울함은 모두 버리고, 자신이 그리스도인 임을 기쁘게 드러내어 십자가에서, 끓는 기름 가마솥에서, 목이 베어져서 죽어갔다.
예수님으로부터 시작 된 그 피가 순교자의 피로 인해 나에게 까지 이어졌는데, 나는 예수님은 물론 순교자의 피까지도 모조리 부인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내가 억울한 것에는 발끈하여 사실을 밝히려고 노력했고, 술자리등 접대의 자리에서는 내가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을 숨기기에 급급 했었다.
예수님 닮은 삶을 살게해 달라는 나의 기도가 말 뿐인 거짓 기도였음이 밝혀진 것이다.
이러한 나의 죄성에 대한 절망으로 어제 있었던 수요 기도모임 시간에 남을 중보할 여유가 없었다.
대신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아버지께 고하며 회개의 미음을 달라고 기도하였다.
설령 남들은 눈치 못챘다 하더라도 나의 마음속에 억울함과 분노가 있었다는 것은 내가 스스로 잘 알고 있는 것 처럼, 나의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 아버지 역시 잘 알고 계실 것이다.
성경의 말씀이 귀에 쏙쏙 들린다며 온갖 자랑과 교만한 행동을 하고 있었는데, 그 말씀이 내 삶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 지식은 나에게 독으로 작용한다.
하나님을 아는 것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무슨 큰 헌신이나 봉사만으로만 되는게 아니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 마음속에 남을 시기하고 질투하고 심지어 상하게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다는 것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우리는 결코 율법을 지켜서 거룩에 이르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비록 마음속이지만 나의 미래를 걱정하고, 돈에 대한 욕심을 부리고, 남을 비방하고 질투하며, 늘 남의 시선을 중요시 여기는 생각속에 갇혀있다면, 나는 이 순간에도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하는 것과 다를게 없다.
우리의 약함과 어리석음과 죄를 사랑하는 마음을 죽음으로 구속해 주신 예수님의 은혜를 이런식으로 배반하고 있는게 나의 모습이다.
이런 추악한 나를 사랑으로 감싸 안으시고 하나님 앞에 변호해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에 나는 오늘도 감격한다.
[기도]
사랑하는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말과 행동으로 늘 예수님을 배반하고 있었던 저였음을 깨달았습니다.
예수님의 몸 된 교회로 살겠다고 다짐하면서 예수님을 부인하고 살았던 저를 용서해 주세요.
예수님이 아닌 저를 부인하며, 겸손히 주님의 말씀 따라 살기를 간구합니다.
사랑하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