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서
사랑하는 나의 아내 최영미에게..
여보,
내가 죽는다고 하니, 너무 슬퍼집니다.
갑자기 눈물이 눈앞을 가립니다. 그리고 당신의 이름만 떠오릅니다.
지금까지 무엇을 위하여 이렇게 몸 부림 치면서 살아왔는지, 머리가 너무나도 혼란스럽습니다.
처음 당신을 만나기 전, 나는 많은 상처를 가슴속에 품고 있는 영혼 이었어요.
신앙이 있다는 당신의 말을 듣고, 나의 상처를 이해하고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그래서 나는 당신에게 결혼을 해달라고 그다지도 매달렸었나 봐요.
어렵게 얻은 나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불우했던 나의 어린 시절을 내 머릿속에서 지우기 위해 나는 앞만 보고 달렸어요.
그때마다 나를 불쌍하게 바라보던 당신의 시선이 이상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었지만, 예수님을 만난 이후로 당신이 나에게 보여줬던 눈빛의 의미를 알게 되었지요.
그래요..
내 인생은 나의 노력에 따라 행복해질 수도, 불행해질 수도 있는, 순전히 나의 노력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믿었었으니까요……
회사 일을 머릿속에 그리며 멍하게 허공을 응시했던 나의 시선이 나의 구세주 되시는 예수님을 바라 보았을 때, 나는 얼마나 행복 했었는지 몰라요.
우리 가족 모두가 주님의 몸 된 교회에서 예배 드릴 때, 그 때가 내 인생의 최고였던 것 같아요.
세상의 모든 것이 아름답게 느껴졌던 그 때 나는 예수님의 사랑을 경험했었던 것 같아요.
여보.
이제 내가 죽는 답니다.
마지막으로 당신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있어요.
내가 죽으면 나의 모든 재산을 교회에 기부해 주기 바래요. 교회에서 당신과 아이들을 예수님의 이름으로 보살펴 줄 테니까요.
무엇보다도 모든 욕심과 염려를 내려 놓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에 당신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이것이 예수님이 원하는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요.
당신의 얼굴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민서의 얼굴과 창민이의 웃는 얼굴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당신과 민서와 창민이에게 사랑한다는 말과 예수님을 사랑하되 끝까지 사랑하라는 말을 꼭 남기고 싶습니다..
내 마음속에 남아있던 나의 거짓된 자아가 이제야 비로서 없어짐을 느낍니다.
이제야 비로서 온전한 예배자의 자리에 설수 있겠되었어요……
무던히도 못 내려놓았던 모든 것들을 내려 놓은 후의 이 평안함.
너무 편안합니다.
예수그리스도 안에서 내가 하나님과 성령님과 하나가 되는 느낌에 대해 당신과 아이들과 형제, 자매님들에게 꼭 알리고 싶은데, 시간이 너무 없네요...
나의 장례식장에는 찬양이 끊어지지 않으면 좋겠어요. 그 중에도 당신과 마지막으로 함께 들었던 찬양이 꼭 들리기 바랄게요.
‘내가 죽어야’ ‘예수 내 안에’, ‘주의 십자가’
나의 시신은 필요한 곳에 보내고, 그 후에 화장을 해주기 바래요. 그리고 그 가루는 흙으로 보내 주세요.
마지막으로 목사님께서 시편 23편을 읽어 주시면 좋겠네요.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나로 하여금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시는 도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 도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 기름을 내 머리에 부으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
아멘.
여보 사랑해요.
고마워요.
2010년 12월 2일 목요일
김 태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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