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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간증 - 믿음의 길

아버지를 보내며....

고 별 사

김 태 형

먼저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들에게 저희 유가족을 대표해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정란 아버지라고 불리우시던 김 호 준..

돌아가신 제 아버지의 이름입니다.

제 아버지는 1936 1 16 평안남도 평원군 순안면에서 태어나셨고 2008년 9월4 오후 2 5에 돌아가셨습니다.

73 그리 길지 않은 생을 마감하신 제 아버지를 추모하며 글을 쓰려니 제가 아버지와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눈 것이 언제 인지, 과연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눈 적이 있기나 했었는지 더듬어 보았지만 결국 기억해 내지 못했습니다.

다만, 제가 기억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늘 술에 취해 집에 돌아오셔서 잠자는 저희 3남매를 깨우시고 새벽이 다 될 때까지 계속 되풀이 되는 말씀만하시며 술주정을 하셨던 기억 뿐입니다.

그 와중에 어머니에게 얼마나 힘들게 하셨는지요...

어린 저희가 어머니께 아버지와 이혼하라고 얼마나 많이 부탁을 했었는지요 그때마다 너희들 다 키우면 나는 도망가서 살 거라는 어머니를 보며 빨리 커서 아버지에게 복수할 거라는 증오심이 가득 했었습니다.

이 처럼 저는 제 아버지를 최근까지도 미워했었습니다.

5년 전 위암 판정을 받았을 때 드디어 하나님께서 심판하시는 구나 하면서 하나님이 어떻게 아버지를 심판하시는지 지켜 보았습니다.

처음, 병의 치료보다는 암이 악화되어 빨리 돌아가시길 은근히 바라기도 했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제 자신이 무서웠지만 그 동안 우리 가족이 당한 일을 생각하며 심판의 하나님만을 생각했습니다.

위 절제 수술후 3년간 건강한 생활을 하시면서 가끔씩 어머니를 힘들게 하신다는 소식을 들으면 다시 어린시절의 기억이 되살아 나며 하나님은 어떻게 이런 일을 그냥 보고만 계시나 하며 원망도 해 보았습니다.

작년 봄 위암이 재발하였습니다.

병원에서는 항암치료를 권했으나 완치 보다는 연장의 효과 뿐이라고 하였습니다.

어릴적 적개심은 많이 없어진 상태가 되면서 아버지를 간병하며 병 치료를 지켜 보았습니다.

제 동생도 아버지가 뭐 그리 좋은지 병수발에 헌신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가끔 병원에서도 어머니를 힘들게 하신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아버지의 죄는 죽는 순간까지 없어지지 않을 것이고 결국 아버지는 지옥뿐이 갈 곳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병이 악화됨에 따라 점점 힘이 없어지는 아버지를 보며 이제는 아버지가 우리 가족에게 더 이상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 될 무렵..

이제 아버지가 돌아가시겠구나 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전쟁중 큰 아버지와 단둘이 월남해서 고아처럼 커오신 아버지,

술에 의지하지 않으면 큰소리도 못 치시는 아버지,

가족을 온전히 부양하지 못하는 죄책감에 평생을 살아오신 아버지,

죽음이 점점 다가옴을 알면서도 빨리 나아서 진짜 가족처럼 살고 싶어 하셨던 아버지,

손자들에게 용돈 한번 제대로 주고 싶어 하셨던 아버지

하나님의 도움으로 아버지를 증오하던 제 마음이 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죽음을 목전에 둔 인생의 시점에서는 이미 늦어버린 때였지만 천국에서 영원한 삶의 소망을 갖고 사는 그리스도 인 입장에서는 조금도 늦지 않은 시기에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가 시작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성당을 다니셨던 병석에 누워계신 아버지에게 복음을 전하고 복음을 마음으로 받아 드리시어 죄인임을 회개하고 예수님을 아버지 인생의 주인으로 영접하는 놀라운 은혜의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병세가 급격히 악화된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

지금 천국에 올라 하나님 곁에서 진정한 사랑과 평화를 누리고 계실 제 아버지 김호준님을 이제 보내 드립니다.

아버지 하늘 나라는 어떤가요?

돌아가시기 며칠 전부터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엄마 엄마 하며 찾으시던 할머니는 만나 보셨나요?

5개월 이상을 아무것도 못 드시면서 밤마다 먹는 꿈으로 만족하시던 아버지 그렇게 먹고 싶어하던 음식들 실 컷 드셨나요?

이제 무기력에서 시작 된 모든 짐을 벗어 버리시고 예수그리스도 안에서 평안 하시죠?

사랑하는 하나님,

죄인이었던 제 아버지를 구원해 주신 은혜 감사 드립니다.

나 같은 죄인이 아버지를 용서하게 해주신 은혜 감사합니다.

저를 비롯한 제 가족과 아버지를 화해 시켜 주신 은혜 감사 드립니다.

우리 인생에 있어서 예수님을 의지하지 않고는 절대로 스스로 평안을 이룰 수 없다는 진리를 알게 해 주신 은혜에 감사 드립니다.

이제 하늘 보좌 옆에 제 아버지를 인도하시고 영원한 평안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경배를 드립니다.

이 모든 은혜를 베푸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아버지 편히 쉬세요. 사랑합니다. 다시 뵙는 날까지 늘 그리워 하겠습니다.

2008 96 김 태 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