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하2층에서 18층까지 아침과 점심 두번 정도 걸어 올라간다.
건강이 걱정되기 시작하면서, 가급적이면 그렇게 하려고 한다.
하지만 귀찮을때가 너무많다.
그 때마다 엘리베이터를 생각하지만 건강을 생각하며 계단을 오른다.
오늘 아침 일어나자 마자 저녁때 예정되어 있는술자리 걱정이시작 되었다.
담대하게 '나는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 술을 안 마십니다.' 라고 정중히 말하면 될 텐데, 나는 아직까지도 그게 안 된다.
그러다가 이문규 형제님 어머니 장례식이 떠올랐다.
나는 분명히 그 술자리가 파하거나 중간이라도 장례식장에 가야 한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술자리를 피하게 될 것이다.
나의 의사를 밝힌게 아니고, 순간의 상황을 이용하여 그 자리를 회피 할 뿐인 것이다.
괴롭다...
이 일을 머리에 담고 출근하였다.
그리고 계단을 올랐다.
그 계단을 오르면서, 어제 밤 체포일 모임때 보았던 Via Dolorosa 음악과 영상이 떠 올랐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고난의 길, 슬픔의 길에 대해 나는 생명의 길, 사랑의 길, 십자가의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길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어쨌든 내가 살아가는 이 삶도 분명히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그 길, 십자가의 길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마음속의 감동이 있었다.
예수님은 갈보리산을 오르는 그 생명의 길에서 아무런 변명이나 반항을 하지 않으셨다.
다만, 그 길의 끝이 십자가의 종착역이며, 그 십자가 위에서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에 대한 '믿음'과 예수님을 인생의 구세주로 영접한 성도들에는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소망', 그리고 우리 성도들은 그 믿음과 소망을 가지고 '사랑'으로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삶을 살아야 하며, 성도들의 믿음과 소망이 이루어지는 순간인,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삼위 하나님과 여러 성도들이 서로 섬기고 배려하는 '사랑'으로 살 것이라는 기쁜 소식이 완성 된 곳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 주셨다.
나도 계단을 오르며 나의 삶을 반추해 보았다.
나는 늘 고독했었고, 주변 사람들은 나를 칭찬하기도, 무시하기도 했었지만, 결국 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주변인일 뿐이었다.
삶 또한 기쁨과 슬픔이 있었지만, 그 무엇도 나를 충분히 채우지 못했다.
기쁨도 잠시였고, 슬픔도 잠시였었다.
내 마음속에 예수님께서 뿌려 놓으신,믿음과 소망과 사랑의씨앗이 커지지 않을때, 그 자리의 공허함은 너무 컸었고, 이 세상의 그 무엇과도 그 빈자리의 공허함을 채우지 못했다.
그러다가 하나님의 은헤를 입게 되었다.
예수님의 몸 된 거룩한 교회의 지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느덧 나는 깨닫게 되었다.
내가 걷고 있는 이 인생이라는 길이 예수님의 십자가 길, 생명의 길, 사랑의 길과 동일하다는 것을...
예수님께서 비아 돌로로사를 하나님만 의지하며 오르셨던 것 처럼, 우리 성도들도 이 세상의 삶을 오직 하나님의 은혜만을 의지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을...
그리고 그 길의 끝에서 우리 성도는, 하나님이 창세전에 이미 예비해 놓으신 믿음,소망, 사랑이 이루어졌음을 눈으로 보고,감사와 찬양으로 하나님께 영광과 경배를 올릴 것이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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